또 하나 기억에 남을 드라마가 끝났다. 아마도 내게는 올해 최고의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작년에는 태양의 여자가 기억에 남았는데, 자명고는 그 작품보다 좀더 깊이 각인될 것 같다.
40회 가까이 방송되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반 정도, 채 3분의 2도 못 보았으니
그리고 앞으로 못본 부분을 채워보게될 것 같지는 않으므로
내 인생의 드라마라 부르기에는 부족하고 미안하지만, 거기에 버금가는 드라마라 할 수 있다.
내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기본기 탄탄하고 매력 넘치는 중견배우들이었다.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운 홍요섭, 문성근, 나한일 - 비록 중반 하차후 범법행위로 큰 불명예를 입었지만 -,
그 어느 작품에서보다 더 아름다웠던 김성령, 나이와 무관하게 여전한 카리스마와 매력을 보여준 이미숙,
그리고 처음 데뷔 무렵부터 내가 호감을 가졌던 언제나 멋진 든든한 연기자 이주현,
매력적인 감초역할을 톡톡히 한 고수희,
빼놓을 수 없는 송매설수, 성현아.
그 외의 수많은 중요한 연기자들.
그리고 비록 처음에는 중견배우들에 비해 부족해보였으나, 최선을 다해 자신의 배역들을 이루어간
세 주인공 정려원, 정경호, 박민영.
정려원은 때때로 좀더 예쁘지 않은게 아쉽기는 했지만 그녀만의 매력이 있으니.
공주로 태어났지만 불우했고 자기 힘으로 일어서 자신의 운명을 찾고 지켜낸 그 역할에 잘 맞았다.
강한 아버지와 계모, 여주인공들 사이에서 항상 상처받고 흔들릴 수 밖에 없었던 불운의 호동,
정경호도 예상보다 잘해주었고.
예쁘고 매력 넘치는 박민영도 열심히 잘했고. 소녀 라희와 소년 호동도 기억에 남는다.
오늘 특히 좋았던 장면은 라희와 모하소의 마지막 장면.
엄마는 자명이를 구하고 라희랑 같이 죽을거야.. 라는 말이 실현되던 순간.
그리고 마지막 송매설수가 바닷가에서 호동을 부르며 신세한탄을 하던 모습.
송매설수와 호동 사이의 흔치않은 애증관계도 기억에 남을 만하다.
대사들도 좋았고, 비록 다소 엽기적인 (?) 내용이기는 하나
내가 좋아하는 비장미 가득한 비극을, 긴 시일 동안 일관성 있게 잘 끌고나간
작가와 감독이 정말 대단하고, 기대를 충족시켜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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