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항해를 보고 왔다.
최초의 생얼영접? 처음으로 같은 공기를 호흡?
하여간 최초로 무대에 선 그의 모습을 보았고 그만큼 실감은 나지 않는 아스트랄한 느낌이었다.
무대의 그의 모습은 내가 그동안 보고 생각한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그만큼 그의 모습을 많이 지켜봐왔기에 사실 다를 이유도 없지만..
역시 그의 자태는 우월하고 움직임은 우아했으며 망원경을 통해 본 얼굴은
내가 생각하는 가장 예쁜 얼굴형을 보여주었다.
그의 다갈색 눈동자는 분장속에서도 빛을 발했으며
모델 출신임을 여실히 드러내주는 긴코트의 실루엣과 바지 주름은 정말 멋졌다.
그 버럭거리는 대사와 과감한 액션, 노래도 눈에 띄는 실수없이 잘했다.
'통한'이라는 어려운 노래를 점점 더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어서
처음에는 좋은 노래로 들리지 않았지만 점차 훌륭한 곡으로 들리고 있다.
더 좋았던 것은 공연 후 커튼 콜때의, 배역에서 벗어난 인간 주지훈의 모습이었다.
공연 중의 그의 모습은 내가 과연 그를 스크린을 통해 보는 건지 실제로 보는지 헷갈리게 했다.
하지만 커튼 콜때 관객과, 동료 배우들과 호흡하는 모습은 그렇지 않았다.
상대배우를 돋보이게 해주려는 그의 마음이 나타나는 모습이 얼마나 좋고 멋있었는지..
내가 그와 같은 공간에서 숨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에
더 값진 순간이었다.
그리고 다른 팬들과 같이 그를 향해 환호하고 박수를 보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비록 제대로 인사는 못했지만..
아마도 다음 기회가 또 있다면 그때는 마음의 여유가 좀 더 생기지 않을까 싶다.
이번 공연은 시간상 내가 관람할 수 있는 정말 귀한 기회였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꼭 생기길 바라고
처음이 어려웠지 그 다음은 그렇게 어렵지 않으리라는 예감도 든다.
공연 전반에 대해서는
기대수준을 낮추고 갔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았고 나름대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윤공주와 문종원같이 실력있는 뮤지컬 배우들이 극을 살려주었고
김다현도 금순이와 잘 어울려서 무난한 연기, 노래를 보여주었으며
군인배우들의 열정과 노력이 돋보였다.
이준기의 부상투혼도 칭찬해줄만 했다.
불만이라면
6.25 60주년 기념작의 한계이기도 하겠지만
어느 정도 평면적이고 상투적인 줄거리와 캐릭터 설정으로 (어려서 단련된 내게는 견딜만하긴 했다)
극의 내용이 그다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못했다는 것,
그리고 곡들의 수준에 대해서는 내가 말할만한 위치도 능력도 없고
나름대로 괜찮다고는 생각하지만
예를 들어 주지훈, 김다현의 전작인 돈주앙 만큼 좋지는 않은 것 같다.
결론은 돈주앙을 봤어야한다는 거?;;;; 하지만 그때 난 정말 시간이 없었어!;;;;
또 내가 본 것은 4공 뿐이지만
뮤지컬 경험이 많지 않은 두 배우의 듀엣이 여러번 나오는데
둘다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항상 매끄럽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건 두 현역 군인인 스타배우들을 기용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그리고 짧은 연습기간이 아무래도 이준기의 부상의 한 원인이 되었을 것 같고
일주일간 매일 2회 공연이라는 일정도 좀 무리가 아닌가 싶다.
어쨌든 내게는 무척 귀한 공연, 며칠 시간이 흐른 지금
다시 또 실감이 안 나는 행복한 시간이었고
이번 주말까지 서울 공연 후 시차를 두고 지방공연이 이어지는 걸로 알고 있다.
나는 아마도 한번의 관람으로 끝나겠지만
계속 응원할 거고.. 주지훈을 비롯하여 모든 배우와 제작진들이 건강히 항해를 이어가길 빈다.
사진은 주갤 주태공님. 당일 공연전 프레스콜과 4회, 5회 공연 커튼콜 사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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