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영화를 보고 왔다. 영화는 딱 평균적인 한국 영화다. 나쁘지도 썩 좋지도 않은, 잘 하면 왠만큼 흥행도 될 법한 영화.
코믹하고 잔잔하고 순하다. 좀 뜬금없는 내용들도 많지만 악취미랄 내용은 없다. 중간에 좀 지루한게 흠이지만..
주지훈은 열심히 연기했고 영화에 거슬림 없이 꽤 잘 녹아들었다. 조연진은 화려하고 한 두명을 빼고는 다 만족스럽다.
그의 연착륙을 위해서 아주 현명하게 잘 선택된 영화라는 느낌이다.
이제 이번 주말이면 드라마가 시작되는데, 뜻하지 않은 잡음이 좀 생겼지만 잘 잦아들길 바랄 뿐이고..
물론 드라마 자체의 질과 완성도가 제일 중요한 거고.
별로 걱정은 되지 않는다. 그는 기본.. 기본기라기 보다는 내면의 중심이 단단히 서 있는 배우니까.
영화를 보면서 과연 나는 아직 그의 팬이 맞나, 계속 의문이 들었다.
영화속의 그의 모습에는 내가 그렇게 예뻐하고 애달파 하던 모습이 거의 없었다.
거긴 그냥 평범한 한국 배우 주지훈이 있었다.
아니 이건 고도의 칭찬인 듯?;;ㅎㅎ
집에 와서 무대인사때 사진이랑 영상들을 보니 그건 또 내가 예뻐하던 주지훈 모습이 맞다.
헷갈린다..
하여간 영화를 보고나니 밀린 숙제를 마친 것 같이 후련하고
내가 아직 그의 팬이 맞긴 맞는 것 같은데
난 예전보다 한층 더 객관적인 팬이 되었고
이제는 더 이상 그만을 exclusive하게 선호하지 않게 된 것도 맞는 것 같다.
그렇다고 딱히 다른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아닐지라도.
아마도 앞으로도 그만큼 좋아하는 배우는 안 생길 것 같은데
그건 그가 내 앞에 나타난게 내가 누군가의 팬이 되기에 가장 적절한 시점이었고
그만큼 마왕이 유일무이한 작품이었기 때문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