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아 갤러리에서 가져온 동영상 캡처.
주지훈 중심의 화보.
주지훈은 이야기를 나눌수록 호기심이 생기는 별종 텍스트다.
벗기면 벗길수록 '핵'을 보고싶단 강한 욕구에 사로잡힌다.
사랑을 표현하다. 주.지.훈
이번 인터뷰는 '비교체험 극과 극' 이라 명명해도 좋을 정도 였다.8년만에 쎄씨앞에 나타난 신민아와 달리 주지훈과는 딱 3개월 만의 재회였으니까.
아무래도 여배우의 준비시간이 길기 때문에, 주지훈과는 촬영중간 스튜디오 아무데서나 '수다판'을 펼쳤다.
두번째 만남이라고 덜 긴장했는지, 아니면 워낙 스스럼없는 그의 성격 덕인지 신기하리만치 편하다는 생각을 속으로 하고 있는데 그가 이야기를 들려준다.
"<앤티크>개봉후 혼자 KTX를 타고 부산에 다녀왔는데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어요.연예인이 어디가서 눈에 띄는건 자기 스스로 어색해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어떤 공간 안에서 누군가가 불편하다고 느껴 쭈뼜거리면, 그 사람이 스타가 아니더라도 눈에 띄잖아요."
이번 인터뷰에서 다시금 느꼈지만 그는 '기획력 있게 말하는 배우'다. 포장을 잘한다는 뜻이 아니라, 기자의 질문이나 자신이 마주한 현상에 대해 이미 한번씩은 다 생각해봤기에 잘 정돈된 말로 풀어낸다는 이야기다.어떤 주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깊이 몰두하는 사람. 그런면에서 주지훈은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자꾸만 더 호기심이 생기는 별종 텍스트다. 너무나 촘촘한 생각의 겹을 가지고 있어,벗기면 벗길수록 '핵'을 보고 싶단 강한 욕구에 사로잡힌다.
다행인것은 그가 자신의 심리 상태를 대변하는 작품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에, 필모그래피를 내면의 그래프로 받아들여도 무리가 없다는 사실이다. 악의적인 소문이 무성한 연예계에서 이런저런 상처를 받고,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사람의 선악을 구분해야 하는지 고민하던 시기에 선택한 작품이 <마왕>이고, '어린 시절이 트라우마를 내것으로 인정해 안고 가야한다'는 생각이 커지던 시기엔 <앤티크>를 선택했다.<앤티크>의 진혁은 일주일 중 이틀은 '내추럴 본 리더'처럼 건강하게 외부활동을 하지만 그 외엔 집에서 우두커니 혼자 있는 주지훈의 명암을 함께 끄집어냈다.
샤방샤방한 멜로 영화 <키친>은 어떤 매력으로 주지훈을 끌어당긴걸까? "두레가 스물셋, 스물네살 무렵의 내모습 그대로였어요. 굉장히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하는데, 순도 높은 진실성이 있어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않는 사람 있잖아요. 내가 여타의 것을 고려하지 않고 나 자신에게 순수하게 몰두했던 그 시절을 다시 느끼게 해줬어요." 이번 영화 <키친>은 또 다른 면에서 그에게 새로운 도전을 하게했다. 신민아와는 드라마<마왕>을 함께했지만, 말조차 놓지 못할만큼 서로 어려워하던 사이였다. <마왕>때 신민아의 미니 홈피에 들어가 보면 생소하기 그지없는 샹송이 흘러나왔고, 회식 때도 술 한잔 하지 않고 흐트러짐 없으니 다가가기 힘들었다며 웃는다. 친한 남자배우들에겐 아무 때나 전화해서 "사랑해" 라고 말하는 살가운 주지훈이지만, 신민아의 무표정 포스를 넘기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번 <키친>을 촬영하며 신민아에 대한 경계심이 의외로 쉽게 허물어지는 기회가 찾아왔다. "촬영장에 카메라를 가져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민아가 그걸 들고 온갖 예쁜 척을 하면서 셀카를 찍더라구요. 내 카메라인데(웃음). 그 모습을 보고 '아, 그냥 스물다섯살짜리 여자애구나' 느꼈어요. 그 다음부터 연기하기도, 장난 걸기도 편해졌어요. 아마 우리 둘이 함께 서 있는 비주얼이 좋아진 것도 그 다음부터였을 거예요."
<키친>은 '여러 모습의 사랑이 존재하는데, 그렇다면 사랑이라는건 도대체 뭐지? 라는 큰 물음을 던지는 영화다. 고민쟁이 주지훈은 연애라는 복잡미묘한 주제에 대해서도 이미 이미 생각을 마스터한 듯 보였다. 그의 연애관은 뚜렷했다.
많이 표현하기.그리고 상대를 나에게 맞추려 하지 않기. 사랑을 희생의 크기로 재지 말기.
"예전에 저는 약속 장소에 서있고 여자친구는 운전을 하며 서로 통화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대화도중 전화가 '툭' 끊기는거예요. 다시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순간적으로 불길한 생각이 엄습하는데, 그 순간 너무나 후회가 되더군요. 더 많이 만져주지 않고, 더 많이 안아주지 않았던게... 그 전까지는 사랑한다는 말을 너무 자주하면 오히려 그 마음이 희석되어 전달되지 않을까 고민도 했는데, 그 사건 이후 확신이 생겼어요. 사랑하면 표현하기! 그 다음부터 하도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해서 친구들 사이에서 미친 놈 취급을 당하기도 했죠"(웃음).
인터뷰를 마칠 무렵, " 지금 어떤 것들을 채우고 싶나요?" 란 질문에 그는 바람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감정적으로 그 어떤것도 얽매이고 싶지 않고, 채우고 싶은 것보다 버리고 싶은게 많아 스님이 되어야 하나 고민도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던진다.
2월에 공연될 뮤지컬 <돈주앙>의 주인공으로 낙점되어 '피 토할 정도'로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그가, 올해 안에 연극도 하고 패러글라이딩도 배울 거라고 말하는 그가 '비움'에 대해 말하니, 어쩐지 머쓱한 기분이 들었다.
그가 잊었다는 듯 한마디를 덧붙인다."내가 연기를 너무너무 잘하게 되면 작품 선택할 때도 자유로울 테고
현실적인 여러 문제에 덜 구애받겟죠.욕심을 버리고 싶어서 욕심을 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랄까.
'쉽게'가 아닌,'편한'마음으로, 지금보다 조금 더 잘 받아들이고 조금 더 잘 밷어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인터뷰는 DC 주지훈갤러리 레몬트리님이 올려주신 것.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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